매일미사 성 보나벤투라 주교 학자 기념일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마태 11,25-26)
내 영혼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내 안의 모든 것도 거룩하신 그 이름 찬미하여라. 내 영혼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그분의 온갖 은혜 하나도 잊지 마라. (시편 103,1-2)
네 모든 잘못을 용서하시고, 네 모든 아픔을 없애시는 분. 네 목숨을 구렁에서 구해 내시고, 자애와 자비의 관을 씌우시는 분. (시편 103,3-4)
모세는 좌절과 실패를 뼈저리게 체험했습니다. 동포를 위한 열정과 정의감은 있었으나 아직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지 않은 채 나섰기 때문에, 모세는 “누가 당신을 우리의 지도자와 판관으로 세우기라도 했소?” 하고 말하면서 거칠게 반항하는 사람에게 대답할 말이 없었습니다. 어제의 장면은 모세가 파라오를 피하여 미디안으로 도망치는 것으로 끝났습니다.
그런 모세에게 하느님께서 당신을 드러내 보이십니다. 모세는 자신에게 아무런 힘도, 능력도 없음을 절감합니다. “제가 무엇이라고 감히?”라는 모세의 반문은 경험에서 나온 깨달음을 보여 줍니다. 이제 그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압니다. 그래서 그러한 깨달음이 전화위복이 되어 그가 하느님을 만나는 자리가 됩니다.
“내가 너와 함께 있겠다.” 이제 이스라엘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는 것은 모세가 아니라 하느님이십니다. 그러기에, 오늘 호렙 산(시나이 산)에서 하느님을 만난 모세는 이집트를 탈출한 다음 호렙 산에서 하느님을 예배할 것입니다(탈출 19장 이하 참조).
하느님께서는 자기의 지혜나 슬기에 의지하지 않고 오직 당신을 신뢰하는 철부지 같은 이들에게 당신을 알게 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