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마음。

11월 14일 연중 제32주간 화요일

호호글라라 2017. 11. 14. 14:29

 

11월 14일 연중 제32주간 화요일

 

“너희도 분부를 받은 대로 다 하고 나서,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하고 말하여라.” (루카 17,10)

 

소나 개처럼 짐승이 사람의 말을 잘 들으면 ‘순하다’고 말하지 ‘겸손하다’고 하지는 않습니다. 이처럼 ‘겸손’은 사람에게만 쓰이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겸손한 사람의 특징은 어떠할까요?

겸손한 사람은 자기 자신의 모습을 정직하게 바라보며 한계와 약점을 솔직하게 인정합니다.

또한 겸손한 사람은 자신의 모든 재능이나 능력이 자신에게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받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겸손한 사람은 자신은 물론이고, 이 세상의 주인은 하느님이라고 고백하며 하느님께 늘 의지하면서 살아갑니다.

 

사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은 하느님에게서 받은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오로 사도는 코린토 신자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누가 그대를 남다르게 보아 줍니까? 그대가 가진 것 가운데에서 받지 않은 것이 어디 있습니까? 모두 받은 것이라면 왜 받지 않은 것인 양 자랑합니까?”(1코린 4,7)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은 받은 것이기에 우리가 자랑하려면 그 모든 것을 주신 주님을 자랑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겸손한 사람은 그의 말과 행동에서 겸손이 드러납니다.

겸손한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하고 나서도 “그저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하며 자신을 낮춥니다.

겸손한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좀 가졌다고 으스대지 않고, 이웃을 무시하지도 않습니다.

결국 겸손은 자신은 물론이고, 이웃의 품위를 드러내는 덕입니다.

이 겸손이야말로 영적으로 가난한 이들만이 피울 수 있는 아름다운 꽃입니다.

 

- 전숭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