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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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글라라
2018. 1. 8. 08:31
“외할머니가 내게 살짝 고백하시기를,
나룻배 타고 읍내 나가는 재미에
성당 다니셨다는 거야.
글쎄, 집으로 돌아가는 나룻배 앞에 서서
이걸 탈까 말까 망설이던 순간이
그렇게 좋았다며.
나룻배를 타고 나갈 때면 말이야.
오늘은 내가 절대로 돌아가는 나룻배를
타지 않겠노라고 마음먹는 거지.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면 이런저런,
집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핑계가 생기는 거야.
이불 홑청을 빨아야 한다거나
아이가 감기에 걸렸다거나.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오늘은 안 되겠으니
다음을 노리자, 그때는 내가
반드시 돌아오지 않겠다,라고 다짐하면서
축 처진 어깨로 돌아가는 나룻배에 올라타는 거지.
그렇게 며칠을 버티다가 다시
성당에 나갈 때가 되어 나룻배를 탈 때는
언제나 늠름하게, 어깨를 곧추 세우고
고개를 바짝 치켜든 채,
배에 탄 다른 아줌마들을 바라보며
‘한심한 여편네들아, 이 지긋지긋한 인생,
오늘로 나는 끝이다’라고 생각하면서.
너무 귀엽지 않아, 우리 외할머니?“
- 김연수의 ‘모두인 동시에 하나인’에서
어떤 연유든
미애 율리엣다 믿음은
Exodos(탈출)이고
Pascha(건너감)이게 하소서.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는
자유를 향한 전진이게 하시고
구세주의 꿈을 이루는
부활을 향한 길이게 하소서.
주님,
한 번 주어진 生을 유혹하여
살아있는 삶을 충동하는 사랑,
당신의 숨결이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