ㅊㅐㄱ。

2020-11.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

호호글라라 2020. 4. 14. 19:31

유쾌하고 신랄한 여자 장의사의 

좋은 죽음 안내서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

SMOKE GETS IN YOUR EYES

 

케이틀린 도티 Caitlin Doughty

임희근 옮김

반비

 

대출. 2020년 3월 21일(토) 서초구립반포도서관 http://www.seocholib.or.kr

읽음. 2020년 4월 3일(금) ~ 9p

       2020년 4월 4일(토) ~ 93p

       2020년 4월 5일(일) ~ 131p

       2020년 4월 6일(월) ~ 137p

       2020년 4월 9일(목) ~ 157p

       2020년 4월 11일(토) ~ 196p

       2020년 4월 12일(일) ~ 285p

       ~ 2020년 4월 14일(화) 

 

- 11p. 물성 : 物性. 물건이 지닌 성질. '사람이니까 나도 언젠가 죽겠지.'라는 막연한 생각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손에 잡힐 것 같은 물성마저 느껴지는 감정이었다.

- 49p. 비강 : 콧구멍에서 목젖 윗부분에 이르는 코안의 빈 곳. 그 재는 도저히 먼지가 들어가지 못할 것 같은 비강 깊은 안쪽까지 들어간다.

- 49p. 무기물 : 일반적으로 물, 공기, 광물 등 생명이 없는 것으로 분류된 물질과 그것을 원료로 해서 인공적으로 만들 수 있는 물질을 통틀어 이르는 말. 귀 뒤에 내려앉거나 손톱 밑에 낀 무기물 층, 그러니까 인간의 뼈 먼지가 내려앉은 데는 별로 즐길 만한 것이 없지만, 재는 나를 화장장 밖에서 알던 것과는 다른 세계로 데려갔다.

- 81p. 괴저(壞疽) : 혈액 공급이 되지 않거나 세균 때문에 비교적 큰 덩어리의 조직이 죽는 현상. "오줌, 땀, 괴저(壞疽)의 냄새가 나고 때 묻은 시트가 있는 병실에 들어가"는 것은 금기사항이 되었다.

- 191p. 자웅동체 : 한 개체가 암수의 두 생식기를 갖춘 것. 지렁이, 달팽이 등이 이에 속한다. 멕시코의 시체 보관소에서 가져온 머리를 정교하게 꾸며서, 신화적 의상을 입힌 자웅동체의 사람과 난장이들을 옆에 나란히 눕혀놓고 사진을 찍은 전위 예술가 조엘 피터 위트칸에 대해 마이크는 두서없는 이야기를 늘여놓으며 듣는 사람의 진을 빼놓았다.

- 197p. 원무 : 여럿이 둥그렇게 둘러서서 추거나 돌면서 추는 춤. 사분의삼 박자의 경쾌한 서양 춤곡. 이 음악에 맞추어 남녀가 둥글게 원을 그리며 춤을 춘다. 웃고 있는 시신은 썩어서 익명의 몸이 되고, 두 손을 흔들며 교황이나 극빈자나 왕이나 대장장이나 할 것 없이 빙빙 돌아가는 원무 속으로 다 잡아 끌어들이며 발을 쿵쿵 구른다.

 - 302P. 사후강직 : 사후 경직 이전 말. 그래, 점잖은 남자 분들, 내가 당신들의 페니스를 사후강직시킬 수도 있다는 걸 는 알고 있어.

- 342P. 방년 : 꽃이 화사하게 피는 좋은 때라는 뜻으로, 이십 전후의 한창 젊은 나이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생각해보면 방년의 여성이 그런 곳에 취직한 것부터가 사회 통념을 깨는 일이다.

- 343p. 연원 : 사물이나 따위의 근원. 물론 이 책에서는 주로 북미식 장례의 연원과 관행이 많이 언급된다.

 

- 197p. ["인간으로서 우리는 모두 죽음 앞에 평등하다."]

만고불변의 진리인 이 글귀가 가슴에 남는다.

- 342p. 오히려 언제 어떻게 죽을지 모른다는 위험 요소는 나날이 가중되고 있다. "우리는 죽는다는 사실과 무관하게는 살 수가 없으며

 

읽으면서 죽음을 대해 생각하게 보게 됐다.

'언제 어느 때 올 지 모르는 죽음!', 이 생각이 들자 바로, 옆에 있는 아이에게 내가 죽으면 장기를 기증하고, 예전부터 생각한 수목장을 해달라고 말하다. 

죽음과 시체가 소재인 이 책을 읽으며 요즘 일어나고 있는 COVID 19 사태가 더 피부로 와닿았다. 특히, 이 책의 배경이 미국이다보니 현재 미국의 어려운 상황과 오버랩 됐다. 그들의 많은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됐다. 

이 책은 미국 문화적 요소를 많이 언급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이해가 많으면 책을 읽는데 도움이 된다. 그 요소가 부족하다 못느꼈는데, 이 책을 통해 알게 되다. 끊임없이 변화되는 사회이기에 계속해서 배워 나가야 겠단 생각이 든다.

며칠 전 지인의 조문을 다녀왔는데, 죽음을 바라보는 시야가 이 책을 접하기 전과 후가 달라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장의사'에 대해선 죽음과 마찬가지로 그렇게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이번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이 책의 속편이 곧 번역, 출간될 예정이라는데 속편에선 작가가 죽음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떻게 진행되었을지 궁금하다. 더 깊어졌을 것 같기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