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마음。

하느님을 찾아가는 신앙 여정 DAY 08

호호글라라 2020. 9. 8. 23:16

이제 신앙 생활의 어려움을 생각해 볼 때입니다. 신앙 생활을 하면서 느낀 힘들었던 순간이면 모두 괜찮습니다.

1) 첫영성체 대표 교사가 되었을 때 교사분들이 두 부류로 나눠졌습니다. 

한 부류는 옆에서 적극 도와주시는 분들이었고, 한 부류는 지켜보시는 분들이었습니다. 

봉사하면서 적극 도와주시는 분들에겐 그저 감사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분들은 잘 이해를 못하시면서 말 한마디 한마디가 이쁘게 하시질 않아 봉사하면서 아프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전혀 아프다는 기색을 안했습니다. 다행인건지 정신없이 바빴기에 제가 맡은 봉사를 하느라 그런 말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습니다. 뒤돌아보면 그래도 그분들이 계셨기에 긴장을 늦추지 않고 성실하게 해야 할 일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그분들의 그런 말이 쏙 들어가고 오히려 잘했다고 해주셔서 잘 화합하며 첫영성체를 마무리 지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2) 주일학교 초등부 교감이 되어 교사들을 다 아우러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들의 고충을 다 받아주고 도닥이며 나아가야 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들의 말을 다 들어주고, 보듬어 주며, 힘을 드리려고 했습니다. 제가 원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편이기에 그런 게 힘들게 다가오지 않았는데, 이런 것들이 점점 쌓이자 받아주는 게 조금씩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제 생활에 지장이 될 만큼이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바로 근처지만 구역 외로 이사를 가게 됐습니다. 다행인건지 물리적인 거리가 생기자 점점 횟수가 적어졌고, 교감 3년 째인 지금은 코로나가 터져 어린이미사를 못하게 되어 주일학교 일이 거의 없어 교사들과 카톡으로만 교류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어린이미사를 못하게 돼 무척이나 아쉽지만, 다크써클이 점점 심해지고 있었던 저에게는 지금의 시간이 휴식으로 다가옵니다. 

전 신부님께 교감을 계속해야 하는지에 관해 찾아뵙고 의논을 드렸는데, 저보고 쉬는 시간을 가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교감할 분이 마땅히 안계셔서 올해도 하게 됐습니다. 현재는 지구 일도 맡고 있는데, 주일학교 일이 거의 없어 지구 일을 회장단 선생님들과 같이 여유있고 즐겁게 해나가고 있습니다.  

 

3) 성당 내에 어린이 합창단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알토 파트를 맡게 됐습니다. 제가 성가대를 하면서 소프라노였는데, 알토 파트를 보면서 '무척이나 힘들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늘 지적 당하는 게 알토 파트 단원들이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성가대 할 때와 마찬가지로 알토를 맡은 어린이들은 항상 지휘자 선생님에게 크게 혼이 났고, 자모들 카톡방에도 못한다며 이름이 오르내렸습니다. 그게 속상해서 합창단을 나오려고 했는데, '내가 한번 나서보자, 해서 안되면 나오자!'하며 나오고 싶은 마음을 접고, 알토 어린이들을 모아 놓고 연습을 시켜 보았습니다. 그런데 알토 어린이들이 가르치면 가르친 대로 잘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가르치면 되는데 왜 못한다고 하지?'하며 의문을 품으니 선생님이 개인 연습은 시키지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연습할 때 지켜보니 그룹을 지어 언니들이 동생들을 가르치는 방식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디 봉사 공연을 나가면 공연 전에 연습 한번 없이 무대에 오르게 했습니다. 봉사지만 성의가 없어 보였습니다. 또, 성당 내의 합창단인데 기도하는 모습이라던지 하는 신앙적인 모습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모든 게 속상했습니다. 그래서 하루 날 잡고 신부님께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그러면 그곳을 나오는 것도 방법이라고 알려주셨습니다. 그래도 그동안 정이 들어 '안좋은 것을 개선해나가보자'하며 자모회의 때 의견을 냈으나 자모 회장단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되듯이 할 수 없이 그곳을 나오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저희 아이가 나온 후로 몇몇 어린이들이 줄줄이 나왔고 합창단은 어린이 모집이 되질 않았고, 점점 어린이들이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저희 아이가 나온 후로 그렇게 된 것 같아 안타깝고, 또 제가 주일학교 교감을 맡고 있어 계속 접하게 되는 게 마음이 아픕니다.       

 

 

: 오늘 질문은 조금 어려웠지요.

신앙의 위기는 늘상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누군가는 외부에서 오는 어려움에, 누군가는 내면에서 오는 어려움에 좌절하고 넘어지기도 한답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디에 더 마음이 더 힘든지를 깨달으면 앞으로 올 수 있는 어려움을 준비할 수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