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희에게 한 말을 기억하게 하려는 것이다.” (요한 16,4)
하느님께서 그의 마음을 열어 주셨다. (사도 16,14)
이제는 죽음이 그분을 누르지 못하리라. (로마 6,9 참조)
예수님이 제자들 가운데 서서 말씀하셨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알렐루야. (요한 20,19)
언제나 그 풍요로운 신비를 체험하며 살게 하소서.
주님, 저희에게 이토록 큰 기쁨의 원천을 마련해 주셨으니, 저희가 영원한 즐거움의 열매를 맺게 하소서.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정면 돌파를 명하십니다. 모질 정도로 절박한 예수님의 말씀은, 제자들이 때가 되면 당신께서 하신 말씀을 ‘기억’하게 하려는 것임을 밝히십니다.
‘기억하는 힘’, 그것은 때로 현실의 시련을 이겨 낼 수 있는 용기를 줍니다.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시련이 과거에 누군가 이미 겪었던 일이고, 그 시련을 이겨 낸 오늘의 누군가가 곁에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은 현실을 견디어 낼 용기를 얻습니다. 우리는 미래를 알 수 없지만, 과거를 기억하여 현재를 받아들일 때 미래도 희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박해를 받게 되면 당신께서 약속하신 말씀을 기억할 것을 바라십니다. 곧, 보호자이신 진리의 성령께서 당혹해하는 제자들 곁에서 예수님을 증언해 주실 것이라는 희망이었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회심한 리디아라는 여인도, 말씀에 담긴 하느님의 약속을 ‘기억’했기에 주님을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우리도 세례 때, 첫영성체 때, 피정이나 교육 등 행복했던 신앙 체험의 기쁨을 ‘기억’하며, 현재의 불행과 슬픔을 이겨 낼 수 있는 용기를 얻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