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마음。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호호글라라 2017. 10. 23. 13:28

2017년 10월 23일 연중 제29주간 월요일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솔직히 어렸을 때에는 인생이란 내 것을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참 많은 것들을 제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물질적인 것들만이 아닙니다. 사람 역시 내 것으로 만들려고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내 것을 만드는 그 모든 노력들이 결국은 저의 욕심에서 나왔음을 깨닫습니다.

 

살면서 그리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음을 느낍니다. 100세 시대라고 말하기에 그렇게 오래 살았다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반 백 년 가까이 살면서 깨닫게 된 것은 ‘내 것은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제는 ‘내 것은 없다. 이제는 내 것 안 만들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사실 내 것이라고 주장하게 될 때에는 소리를 높여야 하고 여기에 인상도 써야 합니다. 그러나 ‘내 것은 없다’라고 생각하게 되면 좀 더 자비롭게 변합니다. 큰 소리를 지를 필요도, 인상을 쓸 필요도 없기 때문입니다.

 

몇 달 전에 친한 교구 선배 신부님께서 큰 병에 걸렸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호탕하시고 또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는 분이시지요. 여기에 따뜻한 마음으로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분이십니다. 더군다나 밤새 술을 마셔도 끄떡없을 정도로 워낙 건강한 분이셨기 때문에 큰 병에 걸렸다는 소식은 정말로 뜻밖이었지요. 평생 건강할 것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이 신부님의 소식을 들으면서 인간의 예상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경우가 얼마나 많았는가를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이 세상 안에서 ‘내 것’이라고 하는 그 모든 것들이 결국은 죽음 앞에서는 별 것 아니라는 것, 따라서 어떤 것에 더욱 더 집중하며 살아야 할까요? ‘내 것’이 아닌 ‘주님 것’에 집중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내 것을 더 많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기뻐하실 주님의 것이 이 세상에 가득할 수 있도록 살아야 합니다.

 

주님의 것은 바로 ‘사랑’입니다. 사랑을 세상에 가득할 수 있도록 노력할 때, 우리의 모든 수고는 하늘에 기록될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오늘 복음을 통해 어리석은 부자의 모습을 보여주십니다. 그 부자는 재산을 모아두기 위해 곳간을 더 크게 지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모았으니 앞으로 편하게 즐길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이 세상의 부귀영화는 영원히 자신의 것이라 할 수 없습니다.

 

사랑만이 주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유일한 준비물이었습니다. 그리고 영원히 간직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자신이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깨닫는다면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합니다. 그래야 죽음 뒤에 가장 큰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죽음을 위해 지금 어떤 준비를 하고 계십니까? 여전히 불필요한 것에 집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이제 좀 더 큰 가치, 사랑의 가치에 집중하면 어떻습니까?

 

 

오늘의 명언: 사랑은 삶의 재발명이다(알랭 바디우).

  

 

혼자 살 수 있나요? 

 

어떤 수도승이 오랫동안 수도를 하다 보니 동식물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어느 날 나뭇잎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은 혼자 살 수 있습니까?”

“아니요. 내 삶은 가지에 달려 있습니다.”

이 말에 수도승은 가지에게도 똑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내 삶은 줄기와 뿌리에 달려 있습니다.”

 이번에는 뿌리를 향해 물었습니다.

 “내 삶은 줄기와 가지와 잎에 달려 있습니다.”

 나무의 각 부분과 대화를 했던 수도승은 또 하나의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 각 부분은 자기 때문에 아니라, 다른 부분 때문에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건강하게 쑥쑥 자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늘 불평불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어떻습니까? 남 때문에 도저히 못 살겠다고 하는 사람들은 어떻습니까? 건강하게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혼자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것, 이것이 바로 건강하게 살아가는 비결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