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마음。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호호글라라 2018. 3. 13. 23:57

요즘에 정말로 바쁩니다. 계속된 강의와 써야 할 원고가 많아서 피곤한 날들을 많이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어제는 저녁식사를 하고 난 뒤에 잠깐만 누워 있으려고 했는데, 그대로 오늘 새벽까지 쭉 잠들고 말았습니다. 피곤하기는 했나 봅니다. 바쁘고 피곤하다보니 며칠 전에 동창신부와 전화 통화를 하다가 이렇게 푸념을 늘어놓았지요.


“너무 할 일이 많다. 묵상집도 써야 하고, 방송 원고도 써야하고, 신문에 글도 써야 해. 여기에 강의가 많아서 정신이 하나도 없네. 한가하게 살아야 하는데 왜 이렇게 바쁘지?”

그러자 동창신부는 “조금 여유 있게 좀 살아.”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곧바로 이렇게 말하네요.

“그런데 내가 하지 말라고 해도 너는 계속해서 그렇게 살겠지 뭐.”

맞습니다. 동창신부에게 푸념을 하고는 있지만 다시는 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말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즉, 하기 싫어서 했던 말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냥 바쁜 것뿐입니다. 그렇다면 제가 여기서 가져야 할 생각과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 것이 올바를까요? 기쁘게 제가 해야 할 것들을 행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고, 또 그런 마음을 갖는 것입니다. 어떤 것도 변화시킬 수 없는 생각과 행동을 해봐야 그 무엇도 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사는 듯 바빠 보이는 사람이 더 많은 일을 한다고 합니다. 그것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고 감사할 일이 아닐까요? 많은 일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내 자신의 가치가 높다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그러한 의미를 생각하지 않고 힘들다고만 하면 많은 일을 해도 행복할 수 없습니다. 삶의 의미를 찾아서 말하고 행동하는 우리가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냥 푸념하면서 불평불만 속에 사는 것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즐기면서 적극적으로 사는 것이 중요하지, 슬퍼하고 좌절하면서 수동적으로 사는 것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의 벳자타 못가에서 서른여덟 해 동안 앓아누워 있던 병자를 고시고서는 “건강해지고 싶으냐?”라고 물으십니다. 그런데 병자의 대답이 조금 이상합니다. “건강해지고 싶습니다.”라고 말해야 하는데, “선생님, 물이 출렁거릴 때에 저를 못 속에 넣어 줄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는 동안에 다른 이가 저보다 먼저 내려갑니다.”

이 벳자타 연못에는 물이 출렁거릴 때 제일 먼저 연못 속에 들어가면 병이 치유된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그래서 모두가 연못만을 바라보면서 언제 물이 출렁거리는 지를 보고 있지요. 문제는 이 병자는 혼자라서 제일 먼저 물속에 들어갈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 연못에 들어가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병의 치유입니다. 예수님 말씀처럼 건강해지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중요한 사실은 잊어버리고 단순히 연못 속에 들어가는 것에만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우리 역시 이 병자처럼 중요한 사실은 보지 못하고 중요하지 않은 것에만 온 힘을 쏟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중요한 것을 바라보고 이를 위해 온 힘을 쏟는 지혜로운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벳자타 연못터라고 예상하는 곳입니다.



우리 안에 사는 영혼을 기억할 수만 있다면 삶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 레프 톨스토이


넓어지는 원(라이너 마리아 릴케)

넓은 원을 그리며 나는 살아가네
그 원은 세상 속에서 점점 넓어져 가네
나는 아마도 마지막 원을 완성하지 못할 것이지만
그 일에 내 온 존재를 바친다네.

두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살아나가면서 원이 넓어지는 사람과 좁아지는 사람입니다. 타인이 들어올 수 없는 옹색한 원을 가진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세상에 대한 무한한 수용으로 하느님까지도 그 원 안에 들어오도록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지금 어떤 원을 그립니까?


갑곶성지에서 첫미사를 봉헌해주신 11분의 새신부님들


http://cafe.daum.net/bbadaking/4Zol/4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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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음과 긍정의 힘 배우게 하소서. 부정의 힘 공유하려 하지 말고, 이웃과 함께 밝고 긍정적인 주님 나누게 하소서. 감사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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