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마음。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호호글라라 2017. 7. 27. 11:20

2017년 7월 27일 연중 제16주간 목요일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언젠가 아주 어린 아이가 젓가락 사용하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참 신기했습니다. 저렇게 어린데도 불구하고 누구의 도움 없이 혼자서 젓가락질을 하고 있으니까요. 더군다나 저는 저만한 나이 때 그렇게 젓가락질을 잘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젓가락을 주먹 쥐듯이 잡았습니다. 그렇게 능숙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밥과 반찬을 집어 먹을 수는 있었지요. 하지만 이 상태로는 제 위의 형 누나들을 따라 잡을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형제가 많은 우리 집에서 조금이라도 더 많이 먹기 위해서는 젓가락질을 바꿔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바뀐 모습이 젓가락질을 엑스자로 하는 것이었습니다. 전보다 정확도와 속도가 붙었지만 이 역시 형제들을 따라잡기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했습니다.

이러한 시행착오를 거쳐서 지금의 정상적인 젓가락질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지금의 젓가락질을 할 때에 편했을까요? 아닙니다. 불편했습니다. 머릿속에서 계속 생각을 하면서 젓가락질을 했습니다. 이쪽 손가락과 이쪽 손가락 위에 올려놓고 어느 부분에 힘을 주고, 음식을 많이 잡을 때에는 어떻게 하고.... 등등 계속 생각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로부터 40년이 지난 지금, 계속해서 생각을 하면서 젓가락질을 하고 있을까요? 아닙니다. 지금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주님 앞에 나아가는 것 역시 이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젓가락질을 한 번에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에 처음에는 계속 생각하면서 행동하는 것처럼, 주님 앞에 한 번에 제대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에 처음에는 계속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이 과정을 건너뛰려고 합니다.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이 그대로 이루어지길 바라고 있지요.

제자들이 예수님께 “왜 비유로 말씀하십니까?”라고 묻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저들이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라고 대답해주시지요. 처음부터 주님 앞에 제대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보이지 않는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깨달을 수가 없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주님께서는 쉽게 깨달을 수 있도록 비유로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주님께서도 이러한 단계가 필요함을 잘 알고 계셨던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그러한 과정은 모두 생략한 채 모든 것을 다 얻으려고만 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사실 기도와 묵상 등을 통해 주님을 알아가는 사람들은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의연한 모습을 보게 됩니다. 계속해서 주님을 생각하면서 점점 주님과 함께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노력은 전혀 하지 않는 사람은 늘 불평불만으로 가득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모든 것을 얻으려고 할 뿐입니다.

지금 내 모습은 과연 어떠할까요? 당신께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비유로 말씀하시는 주님의 사랑을 기억하면서, 좀 더 주님을 알 수 있도록 또 함께 할 수 있도록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오늘의 명언: 내가 변하지 않기 때문에 그 사람들도 변하지 않는 것이다(이석원).

 

홈런

요즘에 프로야구가 한창입니다.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순위경쟁이 이루어지고 있지요. 그러다보니 더욱 더 흥미진진하게 보게 됩니다. 이 프로야구에서 참으로 재미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물론 터질 듯 말 듯 한 투수전도 있지만, 결정적인 한 방인 홈런이 야구의 재미를 더하는 것 같습니다. 이 홈런으로 거의 지게 된 경기도 뒤집어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재미있는 기사를 하나 보았습니다. 글쎄 홈런은 직구보다는 변화구에서 많이 나온다는 것이었지요. 공이 휘어지는 변화구가 더 홈런을 치기가 힘들 것 같지만, 일단 치기만 하면 회전이 많이 담겨 있어서 큰 타구가 된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의 삶도 그렇지 않을까요? 어렵고 힘들어 보이는 일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회전 많은 변화구처럼 도저히 견디어 내기 힘들 것만 같습니다. 그러나 변화구가 홈런 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은 것처럼, 내게 다가오는 고통과 시련이 나를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가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지금 내 앞에 힘들고 어려운 변화구가 많이 날아오고 있습니까? 축하합니다. 당신은 홈런 칠 수 있는 기회를 누구보다도 더 많이 얻은 것입니다.

'당신의 마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중 제16주간 목요일  (0) 2017.07.27
감사 노트  (0) 2017.07.27
감사 노트  (0) 2017.07.26
묵주기도: 고통의 신비  (0) 2017.07.25
감사 노트  (0) 2017.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