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20일 연중 제20주일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행복할까요? 잘 하는 일을 해야 행복할까요? 많은 사람들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힘들어도 행복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 둘 다 행복할 수 있고, 이 둘 다 불행할 수도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지금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은 한 일주일 정도 푹 쉬는 것입니다. 계속 해야 할 일들이 주어져서 정신없이 살다보니 일주일만 푹 쉬고 싶습니다. 그런데 언젠가 쉬기 위해서 어디를 가서 휴대전화도 꺼놓고 하루 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기억이 떠올려졌습니다. 분명히 하고 싶은 일이었지만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지금 이러고 있을 때인가?’, ‘혹시 중요한 전화가 오지 않을까?’, ‘강의준비를 해야 되지 않을까?’ 등등의 불안한 마음이 계속되었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잘 하는 일은 어떨까요? 그래도 강의나 글 쓰는 일에 대해서 “잘 한다.”라는 평가를 듣는 편입니다. 그런데 강의나 글 쓰는 일이 너무 힘들 때가 있습니다. 목이 아파서 말이 잘 나오지 않을 때,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려지지 않아서 글쓰기가 어려워질 때, 잘 하는 일이지만 큰 무게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힘들어도 사람들에게 강의에 대한 좋은 평가를 받게 될 때, 제 글에 대해서 공감이 간다고 하면서 응원해주시는 분들을 만나게 되면 큰 힘을 받습니다. 분명히 하기 싫은 일이지만 행복해집니다.
하고 싶은 일도, 잘 하는 일도 모두 행복해질 수 있고 또 반대로 불행해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이 지금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느냐는 것이지요. 결국 행복의 이유를 외부에서만 찾으려고 할 때, 행복을 찾지 못하고 어렵고 힘든 삶에 대한 불평불만만 늘어날 뿐입니다.
오늘 복음에는 이방인 취급을 받는 가나안 여인이 나옵니다. 이 가나안 지역은 구약성경에서도 자주 나오듯이 우상숭배가 심했던 지역이지요. 그런데 이 지역의 여인이 예수님을 찾아온 것입니다. 이는 곧 자신이 가지고 있던 이방 신을 버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주님께 마귀가 들린 자신의 딸에게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청합니다.
이 여인의 청에 주님께서는 침묵하십니다. 여기에 제자들 역시 이 여자를 돌려보내야 한다고 야단입니다. 사실 가나안 여인의 청을 들어주는 것이 당신을 비난하는 자들에게 빌미를 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의 반대와 주님의 침묵, 그러나 여인은 자신의 믿음을 굽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욱 더 큰 소리로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청했던 것이지요.
여기에 예수님으로부터 강아지로 표현되는 모욕적인 말을 듣습니다. 그러나 이것 역시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강아지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먹습니다.”라면서 주님의 자비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있음을 말합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절대로 흔들리지 않는 믿음으로 인해, 주님께서는 “여인아! 네 믿음으로 참으로 크구나.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라는 말씀을 듣게 됩니다.
딸의 치유를 통해서 얻게 된 행복은 어떻게 해서 얻은 것일까요? 결정적으로는 주님 때문이지만, 만약 여인 스스로 가지고 있었던 주님을 향한 마음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것입니다.
우리의 믿음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어떤 외부 조건에 흔들리지 않는 굳은 마음이 먼저 있어야 되지 않을까요?
오늘의 명언: 꿈만으로 충분하다. 꿈마저 없다면 무엇에 기대어 이 땅을 건너겠는가. 복권 당첨 확률처럼, 그 꿈이 실현될 확률이 360분의 1이라 해도 꿈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김형경).
삶의 여유(‘좋은 글’ 중에서)
어느 날, 소크라테스의 집에 친한 친구가 찾아왔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친구를 반갑게 맞이했습니다. 그러나 소크라테스의 아내는 표정이 좋지 않았습니다.
‘무엇 때문에 저러지?’
아무리 생각해도 아내의 마음을 짐작할 수 없었습니다.
잠시 후, 소크라테스의 아내가 화를 내며 큰 소리로 떠들어댔습니다. 그 모습을 본 소크라테스는 아내의 분노를 애써 무시했습니다. 그리고 친구와 나누던 대화에 열중했습니다.
그때, 아내가 갑자기 커다란 물통을 들고 거실에 들어오더니 소크라테스의 머리에 물을 쏟아 버렸습니다. 순식간에 봉변을 당한 소크라테스는 수건으로 천천히 물을 닦아 내며 친구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보게, 친구! 너무 놀라지 말게. 천둥이 친 후에는 반드시 소나기가 내리는 법이라네.”
이 한마디에 친구는 손뼉을 치며 유쾌한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대화를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의 삶에는 늘 여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사소한 일에도 분노를 못 이겨 당장 상대에게 화를 낸다면 그 시작은 싸움이요, 그 끝은 상처일 때가 많습니다. 세상을 살면서 항상 참고 인내하면서 살 수는 없겠지만 때론 웃음으로 넘기는 지혜를 가져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당신의 마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분간의 매일묵상 (0) | 2017.08.22 |
---|---|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0) | 2017.08.21 |
8월 20일 연중 제20주일 (0) | 2017.08.20 |
연중 제19주간 토요일 (0) | 2017.08.19 |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0) | 2017.08.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