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10일 연중 제27주간 화요일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어떤 자매님께서 제게 가까이 다가와 말을 겁니다.
“저기요. 인상이 너무 좋으세요. 영이 너무나 맑으세요.”
느낌이 좋지 않았습니다. 예전에도 이렇게 말문을 트면서 “도를 아십니까?”라는 식의 물음을 하는 경험이 몇 차례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그 자리에서 화를 내고 싶지 않아서 그냥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고는 얼른 가던 길을 가려고 했습니다. 이번에는 “조상님의 큰 기운이 느껴집니다.”라면서 계속해서 말을 붙이는 것입니다. 할 수 없이 예전에 했던 방식으로 “저 가톨릭 신부입니다.”라고 말한 뒤에야 그분과의 짧은 만남을 마칠 수 있었지요.
사실 그 후는 체험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대체적으로 잘 되는 방법이 있다면서 조상님께 제사 비슷한 것을 해야 한다며 금품을 요구한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 때문에’ 좋은 일이나 나쁜 일이 생길까요? 조상의 덕을 받아서, 부적을 달고 있어서, 어떤 특정한 행동을 했기 때문에 등등 외부의 이유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자기 자신 안에서 이유를 찾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자기 자신을 먼저 바라보면 문제의 해결 방안을 쉽게 찾을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외부에서만 문제의 해결을 찾는 경우는 늘 불평불만의 연속입니다. 부모 때문에, 자녀 때문에, 친구 때문에, 심지어 하느님 때문에 라는 말들로 책임을 외부에 묻는 경우 분명히 불평불만을 입에 달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도무지 해결해주지 않았다면서 다시는 성당에 가지 않겠다는 분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렇다면 주님의 일은 얼마나 하셨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자신은 남들보다는 더 열심히 살았다면서 억울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오늘 복음의 마르타는 열심히 예수님을 시중들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볼 것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마르타의 집에 가시겠다고 하셨나요? 아닙니다. 이 여인이 부탁해서 자기 집으로 모신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시중을 들면서 불평불만을 합니다. 첫 번째는 자신의 일을 돕지 않는 마리아라는 동생의 모습입니다. 또 하나는 이 동생이 언니를 돕도록 말하지 않는 주님께 대한 불만이었습니다. 그러나 마르타의 원래 목적은 무엇이었습니까? 그저 주님을 자기 집에 모시는 것뿐이었습니다. 집에 모시는데 있어 마리아나 예수님의 모습이 불평불만의 원인이 되지 않습니다.
일만 하고 있는 자기 자신만을 바라보다보니 첫 마음을 잃어버렸던 것이지요. 그래서 원하는 대로 예수님을 자기 집에 모셨음에도 불구하고 불평불만의 마음이 생긴 것입니다. 결국 누구에게 문제일까요? 마리아일까요? 아니면 예수님일까요? 바로 마르타 본인입니다.
주님께서는 자신이 선택한 몫에 충실할 것을 말씀하십니다. 남을 바라보면서 염려하고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래서 불평불만을 마음을 갖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선택한 첫 마음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그 해결을 외부에서 찾지 마십시오. 바로 내 안에 그 답이 있습니다.
오늘의 명언: 당신이 있는 곳에서 당신이 가진 것을 가지고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해라(테디 루즈벨트).
명절 연휴가 끝났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기나긴 명절 연휴가 끝났습니다. 처음에는 길게 느꼈지만 지나고 나면 너무나 짧게 지나지 않습니까? 아마 월요병과 마찬가지로 명절 후유증이 대단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저 역시 명절 연휴 기간이라 성지에 순례객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잔뜩 계획을 세웠습니다. 실제로 할 것이 좀 많았습니다. 방송 녹음도 해야 하고, 성지에서 발행하는 묵상집도 써야 하고, 앞으로 있을 강의 준비도 해야 했습니다. 기간이 많으니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결론을 미리 말씀드리면 다 할 수 없었습니다. 절반 정도만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순례객들이 많이 오셨습니다. 또한 저를 찾는 손님들이 꽤 많이 오시더군요.
시간이 많이 있으면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나의 의지가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요? 시간이 없어도 집중하면서 노력한다면 못할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아무튼 명절 연휴도 끝났으니, 오늘부터 집중해서 해야 할 일들에 성실하게 임했으면 합니다. 단,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이라면 인상 쓰지 말고, 밝게 웃으면서 하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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