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13일 연중 제27주간 금요일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아마 이카로스의 신화를 아실 것입니다. 이카로스의 아버지인 건축가 다이달로스는 크레타 섬의 미노스 왕에게 고용되어 미궁을 짓습니다. 하지만 미노스 왕은 미궁 꼭대기에 감금을 해서 이 부자를 떠날 수 없게 만들지요. 다이달로스는 크레타를 탈출하기로 결심하고, 새의 깃털을 모아 실로 엮고 밀랍을 발라 날개를 만듭니다. 다이달로스는 아들 이카로스에게도 날개를 달아 주며 비행연습을 시키고 함께 탈출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는 아들에게 “너무 높이 날면 태양의 열에 의해 밀랍이 녹으니 너무 높이 날지 말고 너무 낮게 날면 바다의 물기에 의해 날개가 무거워지니 항상 하늘과 바다의 중간으로만 날아라.” 라고 단단히 주의를 주었습니다.
그러나 탈출하는 날, 날개를 단 이카로스는 자유롭게 날게 되자 좋아서 아주 높이 날았습니다. 결국 태양의 뜨거운 열에 의해 깃털을 붙였던 밀랍이 녹게 되었고, 이카로스는 날개를 잃고 바다에 떨어지고 맙니다. 이 때 이카로스가 떨어져 죽은 바다가 ‘이카로스의 바다’라는 뜻의 ‘이카리아 해’라고 하지요.
많은 사람들이 이카로스처럼 자신의 한계를 모르고 성공만을 바라보며 높이 오르다 떨어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는 영성적인 모습에서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어떤 분의 이런 고민을 들었습니다. 같은 레지오를 하는 한 자매님으로부터 예수님을 직접 뵈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직접 뵌 적은 없는데요?”라고 답하자, “아니 신앙생활을 그렇게 오랫동안 하면서 아직도 그런 체험을 하지 못했느냐?”면서 핀잔 비슷한 말을 들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말을 듣고 나니 괜히 부끄럽기도 하고, 신앙생활을 헛한 것은 아닐까 싶다는 것이었지요.
자신이 지닌 평범함을 외면하고 이상적인 영성만을 꿈꿔서는 안 됩니다. 이런 영성은 어느 순간 이카로스처럼 바닥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지요. 사실 주님께서도 이 땅으로 스스로 낮춰서 오시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우리들은 왜 위로만 올라가려고 할까요? 이것 역시 욕심과 이기심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유다인들은 마귀를 쫓아내신 예수님을 향해 “저자는 마귀 우두머리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를 쫓아낸다.”라고 말합니다. 그들이 과연 예수님을 이렇게 판단할 위치에 있을까요? 스스로는 뛰어난 영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감히 하느님의 아들을 판단할 수 없는 것이지요. 그러나 그들은 자신이 옳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말도 안 되는 말로써 사람들을 선동했던 것입니다.
평범한 일상의 삶을 외면하고 특별하고 이상적인 영성만을 꿈꾼다면 우리 역시 예수님을 잘못 이해할 수 있습니다. 평범한 일상에서 함께 하시는 주님 역시 만날 수가 없습니다.
오늘의 명언: 불가능이 무엇인가는 말하기 어렵다. 어제의 꿈은 오늘의 희망이며 내일의 현실이기 때문이다(로버트 고다드).
구두 닦는 대통령
미국에서 가장 존경 받는 역대 대통령은 단연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이라고 합니다. 그가 이렇게 존경과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노예 해방이라는 커다란 일도 해냈지만, 그보다 더 큰 것은 그가 평소에 보여주었던 겸손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하지요.
누군가 백악관의 구석에서 구두를 닦는 사람이 있었다고 합니다. 비서관이 깜짝 놀라서 여기서 그러면 안 된다면서 말리려고 가보니 다름 아닌 링컨 대통령인 것입니다. 당시 반대파 사람들이 링컨 대통령을 시골뜨기라면서 무시했기에, 이러한 행동이 구설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지요. 그러자 링컨 대통령은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허, 자신이 구두를 닦는 게 부끄러운 일인가? 자네 생각이 틀렸다고 생각하진 않나? 대통령은 국민을 위해 일하는 공무원임을 명심해야 하네.”
계속해서 말합니다.
“세상에는 천한 일이란 없네. 다만 천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있을 뿐이네.”
링컨 대통령의 말대로 세상에 천한 일은 없습니다. 그런데 천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천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참으로 많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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